• 4년 전


외식할 때면 냅킨을 깔고 수저를 놓는 분들 많으실 겁니다.

그런데 이 냅킨에 휴지를 하얗게 만드는 물질이 몸에 해롭다는데요.

그렇다면 행주로 닦은 식탁은 깨끗할까요?

취재진이 측정해보니 화장실 변기보다 세균이 많았습니다.

김진이간다 시작합니다.

[리포트]
[김진]
여러분은 식당에서 수저를 놓으실 때 어떻게 하시나요? 상 위에 이렇게 냅킨을 먼저 깔고, 그 위에 수저를 놓으시는 분들 많으시죠? 이것이 일종의 예의 같기도 하고 또 식탁이 깨끗하지 않을 거라는 생각 때문이기도 할 텐데요. 그런데 이 냅킨 위에 수저를 놓는 것, 과연 위생적일까요?

점심시간. 사람들로 북적이는 한 식당을 찾았습니다.

여럿이 함께 식사를 할 때 가장 먼저 하는 일, 사람 수대로 수저를 놓는 건데요,

[식당 손님]
휴지 어디 갔냐고.

[식당 손님]
막내 누구야?

자연스럽게 냅킨을 깔고 숟가락 젓가락을 차례로 올려놓습니다.

다른 테이블의 사람들도 마찬가지. 당연한 절차처럼 냅킨을 뽑아 수저를 받칩니다.

[이주석(29) / 식당 손님]
습관적으로, 위생적인 것을 생각해서 (냅킨을) 까는 것 같아요.

[박영민(20) / 식당 손님]
(냅킨을) 깔아주면 그냥...나쁜 것은 아니니까.

1시간 동안 관찰한 결과, 손님 27팀 중 16팀이 수저 밑에 냅킨 까는 행동을 했는데요,

냅킨 위에 놓아뒀던 수저로 음식을 먹고, 다시 냅킨위에 놓았다 들었다를 수없이 반복합니다. 그런데, 이 냅킨 위에 올려둔 수저. 이렇게 입으로 들어가도 괜찮을 걸까요?

냅킨을 무작위로 수거해 관찰해보았습니다.

냅킨에는 가공 과정에서 생기는 먼지가 상당수 붙어있는데요, 이 위에 수저를 놓으면 먼지가 수저에 묻어 코나 기관지 점막을 자극할 수 있습니다.

또한, 일부 냅킨에는 냅킨을 하얗게 만드는 형광증백제나 포름알데히드 같은 유해 물질이 포함돼 있을 수 있는데요.

취재진이 수거한 냅킨 여덟 개에 자외선을 비췄더니 그 중 세 개가 파랗게 보입니다. 바로 형광증백제가 포함된 겁니다.

[정재엽/ 직업환경의학과 전문의]
형광증백제가 몸 안에 들어가면 장염 등 소화기 질환을 유발할 수 있으며, 계속 접촉할 경우에는 접촉성 피부염 등 피부 질환이 생길 수 있습니다. 또 포름알데히드는 1급 발암 물질로 기관지염의 위험을 높이고, 혈액암, 비인두암 등을 유발할 수 있습니다.

그렇다면 냅킨 없이 식탁 위에 수저를 놓는 건, 괜찮을까요?

식당에서는 식탁 위생을 어떻게 관리하고 있을까.

자리에 앉으려 하자, 행주로 대충 문질러 닦아주는데요,

[피디]
여기 (식탁) 깨끗한 거예요?

[식당 직원]
네 깨끗한 거예요, 다.

하지만 행주질을 하고 난 식탁에는 고춧가루와 이물질이 곳곳에 남아 있습니다.

여러 사람이 드나들며 계속해서 사용하는 식탁. 하지만 청결에는 그다지 신경을 쓰지 않았는데요.

식탁을 닦았던 행주로 또 다른 식탁을 닦고, 아무 곳에나 방치해두기까지. 행주 관리 상태, 엉망이었습니다.

[피디]
(행주에) 냄새 엄청 나요.

오전부터 쓰던 행주를 장사를 마친 뒤에야 딱 한번 빤다는 말도 합니다.

[식당 직원]
아침부터 그날까지 쓰고 저녁에 빨고 아침 일찍 널어요.

[피디]
중간중간에는 (행주) 빨 시간이 없는 거예요?

[식당 직원]
네.

또 다른 식당을 가보았습니다.

앞선 손님이 식사를 한 상을 치우고 있는 직원. 그런데 가만히 보니 손님이 한 번 사용한 물티슈를 이용합니다.

[피디]
왜 행주 안 쓰고 일회용 물티슈로 닦으세요?

[식당 직원]
일회용으로 써야지. 손님들이 놓고 간 것(물티슈)으로 테이블을 닦는다고. 이게 얼마나 깨끗하고 좋은데.

손님이 쓰고 버린 물티슈가 행주 역할을 하는가 하면, 또 다른 식당에서는 식탁을 닦던 행주로 의자도 닦고, 직원의 손도 닦습니다. 행주인지 걸레인지 구분이 안 갑니다.

행주로 닦은 후의 식탁의 상태는 어떨까. 세균 오염도를 측정해보았는데요. 결과는 충격적입니다. 식당 테이블 기준치 500의 서른배인 1만 5천이 나왔습니다.

다른 식당 여섯 곳도 최소 13배에서 많게는 100배 이상 나온 곳도 있었습니다. 도저히 믿을 수 없는 수치였습니다.

세균오염이 화장실 변기보다도 훨씬 심각합니다.

가장 오염도가 높게 나온 세 식당의 식탁 표면 세균 검사를 해보았는데요.

48시간의 배양 결과,

그 중 두 곳에서 대장균이, 세 곳 모두에서 황색포도상구균과 곰팡이균이 증식한 것을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신광수/ 대전대학교 미생물생명공학과 교수]
젖은 행주를 계속 사용할 경우에는 수분이 있기 때문에 미생물들이 계속 번식을 하게 되겠죠. 개체 수가 올라가면 복통, 설사, 식중독까지 일으킬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행주를 끓는 물에 삶아서 미생물들을 죽인 다음에 완전히 건조해서 사용하면 미생물 오염을 방지할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합니다.

식당 위생이 불결해보인다면 수저받침이나 개인 접시에 수저를 올려두는 것이 차선책이 될 수 있습니다.

하지만 무엇보다 선행되어야 할 것은 식당의 위생 관념 개선입니다! 식당을 찾아준 손님을 위해 깨끗한 행주를 사용하고, 행주와 걸레를 구분하는 것. 이게 그렇게 어려운 일일까요? 김진이 간다 김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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