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조영민 차장과 계속 이야기 나눠보죠.
Q1. 사실 국민들이 가장 궁금한 건 대통령이 민주화 이후 사상초유의 이 계엄령을 왜 선포했느냐는 거에요.
주변에 많은 분들이 가장 많이 물어본 질문이기도 한데요.
대통령 스스로 밝힌 계엄 선포 이유에 대상이 적혀 있습니다.
바로 국회입니다.
"범죄자 집단" "체제를 붕괴시키는 괴물" "패악질을 일삼은 망국의 원흉" 실제로 국회를 겨냥한 추후 조치가 예상됐고 실제 200명 넘는 계엄군이 국회에 투입되기도 했죠.
Q2. 그러니까요. 그래서 국회를 상대로 뭘 하고 싶었던 거냐 이거 아니겠어요?
둘 중 하나입니다.
그 중 하나가 실제 국회를 진압하려 했지만, 실패로 끝난 계엄이란 겁니다.
국회는 대통령의 계엄령을 무력화시킬 수 있는 유일한 곳입니다.
해제 결의안을 통과시킬 수 있으니까요.
이 계엄령 무력화 의결을 막으려고 시도했지만, 실패했다는 겁니다.
그러다보니 국회의장과 여야 대표 체포조가 투입됐다는 논란도 벌어지고 있죠.
저희가 취재해보면 국회에 투입된 계엄군들이 정작 행선지가 국회인지 모르고 투입됐다는 이야기도 들립니다.
내부에 진입했지만 정작 무엇을 해야하는지, 어디로 가야하는지 정리가 되어있지 않은 상황있고,
실제 계엄이란 상황도 처음 경험하다보니 실패로 귀결됐다는 거죠.
즉, 진압하려고 했는데 경험부족으로 실패했다는 거죠.
대통령이 첫 담화문에서 최대한 빠른 시간 내에 반국가세력을 척결하겠다고 언급한 부분 역시 진압하려 했다는데 힘이 실립니다.
Q3. 실제 국회진압을 시도했지만 실패했다, 이 외에 다른 가능성은 뭡니까?
대통령을 취임부터 보좌했던 사람들을 접촉해봤을 때 공통적으로 나오는 말입니다.
바로 일종의 위력 과시용 카드를 썼다는 겁니다.
거대 야당에게 예산, 탄핵 등 줄줄이 막히는 국정 난맨에 대통령이 결국 궁지몰렸고, 마지막 카드로 생각한 게 대통령의 권한, '계엄'이었다는 거죠.
예상보다 계엄군이 국회에서 빠르게 철수한 부분 등을 그 근거로 드는데요.
실제 무력으로 진압할 생각은 없었을 것이라는 게 앞선 실패한 계엄과 다른 부분입니다.
대통령이 정말 이런 카드까지 쓰는구나, 국민들이 대통령의 이런 절박함을 알아줄 거라고 생각했을 수 있다는 겁니다.
Q4. 오래 함께한 사람들의 공통된 이야기니 이해는 한다만 사실 치러야 할 대가를 생각하면 선뜻 이해하기는 어려운 것도 사실이에요. 위력과시라니오.
비상계엄령 선포이후 전파된 계엄사령부의 포고문에는 특징적인 부분들이 눈에 띕니다.
국회와 정당, 가짜뉴스 등으로 표현된 언론, 파업과 태업 등 노조를 연상케하는 말, 전공의와 반국가세력까지 특정 대상들을 조항마다 하나씩 꼽을 수 있다는 겁니다.
돌이켜 보면 대통령이 국정운영 과정에서 각을 세워왔거나 혹은 맞부딪혔던, 혹은 대통령 스스로 불편한 감정을 표현하기도 했던 대상들입니다.
대통령 주변에 있던 인사들의 이 '궁지에 몰렸다' 표현이 이 포고문 조항에서도 좀 유추해볼 수 있는 것 아닌가 싶은 인상을 받습니다.
Q5. 이유가 뭐든 간에 이렇게 치러야 할 대가가 큰 결정을 내렸다는 자체가 참 너무 가볍게 생각한 거 아니냐 싶기도 해요.
대통령 스스로 자신의 권한이라 생각해도, 대통령 스스로 이제는 그 이유가 타당하다 생각하더라도, 목적이 수단을 정당화 할 수는 없는걸 텐데요.
국민들이 온 몸으로 치러야 했을 이 밤사이 상황은 과연 얼마나 고민해 봤을까 싶습니다.
궁지에 몰린 대통령의 카드였다며 나름의 옹호성 해석을 내놓는 인사들 조차 "도대체 누가 옆에서 이런 식의 결정을 조언한 거냐"라며 한숨쉬는 반응이 많았습니다.
Q6. 정치적으로 얻은 게 없어보이거든요.
맞습니다.
특히 대통령이 이번 결단으로 잃은 것, 꼽아보라면 저는 '사람'을 꼽겠습니다.
당장 대통령을 모시던 주변 사람들의 이탈 움직임이 번지고 있다는 겁니다.
정부주요 요직 인사는 "이제는 함께할 수 없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드는 게 솔직한 심정이다" 이런 말을 하더라고요.
대통령실 내 인사조차 "도망가고 싶다는 게 솔직한 심정" 이렇게 표현했습니다.
윤석열 정권을 유지하는 건, 윤석열 대통령을 보좌하고 지탱하는 주변의 사람들일 텐데, 떠나고 싶다는 말을 어렵지 않게 들을 수 있다는 게 정권의 가장 뼈아픈 부분이라는 겁니다.
지금까지 아는기자였습니다.
조영민 기자 ym@ichannel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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