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7개월 전
“오늘 하늘은 '세븐 클리어(seven clear)'다.” 
지난 9일 경기도 수원시 제10전투비행단에서 한 공군 장교가 구름 한 점 없는 상공을 보며 이렇게 말했다. 7마일(약 11㎞) 앞까지 내다보일 정도로 시야가 좋다는 얘기였다. 조종사들에겐 더할 나위 없는 비행 환경인 셈이다.
 
공군은 이날 F-4E '팬텀' 전투기의 고별 국토 순례 비행을 진행했다. 수원을 떠나 대구에 착륙한 뒤 다시 수원으로 돌아오는 일정이었다. 다음 달 7일 공식 퇴역식을 앞두고 한반도 주요 영공을 둘러본다는 의미가 담겼다.
 
공군 팬텀기의 역사는 1969년 8월로 거슬러 올라간다. 한국군이 베트남전에 참전하자 당시 미국이 군사원조로 F-4D 6대를 지원했다. 미군을 제외하곤 영국·이란에 이어 세 번째 도입이었다. 팬텀이 세계 최강의 기종으로 평가받던 시절이었다. 1975년 F-4E 5대를 추가로 들일 땐, 국민이 십시일반 모은 방위성금 163억원 중 71억원이 투입됐다. 
 
한때 최대 190대에 달했던 한국의 팬텀 계열 전투기는 순차적으로 퇴역해 지금은 F-4E가 10대 남짓 운용되고 있다. 박정희 전 대통령이 1975년 F-4D 5대에 붙인 ‘필승편대’라는 이름은 제153전투비행대대 소속의 마지막 남은 F-4E 4기 편대로 이어졌다. 80년대 중반 F-4E 조종사로 근무한 장영익 예비역 공군 준장(공사 31기)은 “우리나라 안보에 너무 많은 수고를 했다”며 “한마디로 혹사당한 비행기”라고 말했다.
 
팬텀은 F-15 전투기가 등장하기 전까지만 해도 보기 드문 복좌형 전투기였다. 무기통제사로 불리는 후방석 조종사는 ▶레이더 운용 ▶좌표 입력 ▶...

기사 원문 : https://www.joongang.co.kr/article/25248640?cloc=dailymoti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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