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난달


[앵커]
환자가 들어갈 때는 멀쩡하게 걸어가는데 나올 때는 비틀대며 나오는 병원이 있습니다.

알고보니 이 병원, 의료용 마약 프로포폴을 돈 받고 팔다시피 놔주는 곳이었습니다.

한 시간에 100만 원씩 내면 한 번에 열 시간 넘게 프로포폴을 놔주기도 했습니다.

김정근 기자입니다.

[기자]
오전 11시 24분 흰 옷을 입은 여성이 병원 입구로 걸어들어갑니다.

약 8시간 뒤 같은 여성이 병원에서 나오는데, 누군가의 부축을 받고 있습니다.

타고 갈 택시가 도착해도 몸을 가누지 못하자 부축하던 사람이 문을 열어주고 여성이 타는 걸 돕습니다.

병원에서 의료용 마약인 프로포폴을 맞고 나온 겁니다.

검찰 수사관들이 병원으로 들이닥치자 커튼을 두른 침대가 여럿 보이고, 안에는 프로포폴을 맞으며 사람들이 누워있습니다.

[현장음]
"다 체포해. 아저씨 누워있어요. 누워있어요."

병원은 한 시간당 100만 원을 내면 시간제한 없이 프로포폴을 놔줬습니다.

같은 사람에게 10시간 넘게 연속 투약도 했습니다.

수면환각 중독자를 받으려고 늦은밤과 새벽까지 문을 열었습니다.

현재 병원은 영업을 하지 않고 있는데요.

이곳을 방문한 사람들은 휘청대며 나오거나 계단에서 넘어지는 일도 잦았다고 합니다.

[인근 주민]
"비틀거리면서 대낮부터 아침부터 술 취했나…"

병원이 8개월 간 벌어들인 돈은 14억여 원.

5만 원 다발을 금고에 보관해 놓고, 중독자가 소동을 일으키면 제압하려고 폭력배를 고용해 배치하기도 했습니다.

[김보성 / 서울중앙지검 강력범죄수사부장]
"사실상 의료기관에서 마약 장사를 한 것과 똑같은 상황이라고 보시면 됩니다."

검찰은 마약류관리법 위반 혐의로 병원 관계자와 중독자 등 31명을 재판에 넘겼습니다.

채널A 뉴스 김정근입니다.

영상취재 : 이기상 조세권
영상편집 : 조아라


김정근 기자 rightroot@ichannel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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