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개월 전
올해 단풍은 예년보다 늦게 물들기 시작했을 뿐만 아니라 색과 화려함이 덜하고 흐릿하다는 평가입니다.

마치 롤러코스터처럼 기복이 심한 가을 날씨가 주된 원인으로 꼽힙니다.

김민경 기자의 보도입니다.

[기자]
푸르던 잎들이 붉은빛으로 화려하게 옷을 갈아입는 가을이지만, 올해는 사뭇 다릅니다.

지난 4일에 전국에서 가장 먼저 첫 단풍이 관측됐던 설악산.

지난해보다 나흘, 평년보다 엿새나 늦게 물들기 시작했지만, 절정에 이르기도 전에 대청봉과 중청봉 등 정상 부근은 이미 단풍이 다 떨어져 버렸습니다.

[최원남 / 설악산국립공원 계장 : 현재 설악산은 저지대도 단풍이 많이 진 상황입니다. 특히 지난주에 많은 비와 바람으로 인해 고지대는 단풍이 다 지고 현재는 볼 수가 없는 상황입니다.]

절정을 맞이한 오대산의 단풍 상황도 다르지 않습니다.

[이용학 / 오대산 국립공원사무소 계장 : 단풍 절정기인 지난 18일부터 약 사흘간 폭우가 쏟아지고 강풍이 불면서 많은 나뭇잎이 금방 떨어졌습니다. 지금 단풍은 드물게 남아있습니다.]

지난주 가을비와 함께 불어닥친 초속 30m 이상의 태풍급 돌풍이 단풍을 다 떨어뜨려 단풍 감상의 여유를 단번에 앗아간 겁니다.

기온이 점차 떨어지며 북한산 등 내륙의 산에서도 예년보다 2일에서 11일가량 늦게 첫 단풍이 관측됐지만,

내장산과 월출산에서는 여전히 단풍 소식이 없습니다.

유난히 높았던 기온과 늦더위로 단풍이 늦게 물든 건데, 아기단풍 등 10여 종의 다양한 수종으로 유명한 내장산은 기후변화로 단풍나무의 절정 시기가 점점 더 늦어지고 있습니다.

특히 지난해에 이어 올해 단풍도 가을 색이 예년만큼 곱지 않다는 분석입니다.

[장근창 / 국립산림과학원 산사태연구과 : 올해 같은 경우에는 가을철까지 고온이 유지돼서 생육 기간이 증가하였고, 단시간 내에 단풍이 들다 보니까 색깔이 덜 선명하고 흐려지는 그런 특징이 나타나게 됐습니다.]

올가을 늦게까지 이어진 고온과 많은 비, 이른 추위 등 롤러코스터 같은 날씨가 원인인 셈입니다.

서울도 이제 막 단풍이 물들며 가을빛이 감돌기 시작했지만, 올해도 제 색을 내지 못한 채 '초록 단풍'으로 가을이 아쉽게 지나갈까 우려됩니다.

YTN 김민경입니다.


영상편집;윤용준
디자인;임샛별




YTN 김민경 (kimmink@yt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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