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0개월 전


소년등과(少年登科) 부득호사(不得好死)라는 말이 있습니다.

소년시절 과거에 합격하면 좋게 죽지 못한다는 뜻입니다.

일찍 출세하면 뒤끝이 별로 좋지 않다는 말이기도 합니다.

살면서 절대 하지 말아야할 세 가지로 소년급제, 중년상처, 노년무전이라는 말도 있습니다.

요즘 이준석 개혁신당 대표와 축구 국가대표 이강인 선수가 종종 비교되고 있습니다.

싹수가 있네, 없네로 말이죠.

20대 시절 정치를 시작한 이준석 대표는 인요한 전 국민의힘 혁신위원장 앞에서 영어로 이야기를 하고, [

[이준석 / 전 국민의힘 대표 (지난해 11월)]
"미스터 린튼. 난 당신이 오는 것을 기대하지 않았어요. 그런데 린튼 씨. 제가 환자입니까? 여기 의사로 오셨습니까? 이 말을 해야겠네요."

식당에서 얇은 벽을 사이에 두고 앉은 안철수 의원에겐 "안철수씨, 조용하라"고 언성을 높였었죠.

슛돌이 이강인 선수도 요즘 뭇매를 맞고 있습니다. 

아시안컵 준결승 전날 탁구를 치고, 주장 손흥민 선수에게 대들었다는 이유로요.

밥 다 먹고 쉬는 시간에 탁구 치는게 뭐가 잘못이냐는 주장과 큰 경기 앞두고 자중해야 한다는 반론이 맞서고 있는데요.

중요한 건 네가지가 없으면 정치판에서 축출해야 한다, 선배한테 대들면 축구판에서 쫓아내야 한다는 제3자의 극단적인 언행들입니다.

물론 일도 잘 하고, 성격도 좋고, 싹수까지 있다면야 금상첨화겠지만, 우리 주변에 그런 사람은 많지 않을겁니다.

1971년 유진산 당시 신민당 야당 총재는 40대 초반 김영삼·김대중 두 정치가를 상대로 입에선 아직 젖내가 난다는 뜻의 '구상유취(口尙乳臭)'라고 폄하했었죠.

내 자식도 맘대로 안 되는 게 인생사입니다.

이준석, 이강인 그 두 사람이 나중에 어떻게 될 지 우리는 모릅니다.

그들의 담대한 도전을 응원하면서 실수에 대해선 서릿발같은 질타보다는 사랑의 훈계가 필요하지 않을까요.

정치판이든, 축구판이든, 언젠가는 세대교체가 되니까요.

그 두 사람도 주변의 비판을 훈수다, 꼰대다 이렇게만 생각하지 않고 잘 새겼으면 합니다.


천상철 기자 sang1013@ichannel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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