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경찰이 청와대 근처의 야간 집회를 막겠다고 밝히면서 논란이 있었습니다.
주민 민원을 이유로 들었는데, 실제 주민들은 어떤 고통을 호소하고 있을까요.
김진이 간다팀이 종로구 효자동 주민들을 쭉 만나봤습니다.
[리포트]
제가 있는 곳은 청와대 앞 분수 광장입니다. 이 일대는 벌써 몇 년째 집회와 시위가 밤낮없이 벌어져 왔는데요 그 때문에 소음 문제가 심각해서 이 일대에 사는 주민들은 일상생활의 어려움을 호소하고 있습니다.
과연 소음은 어느 정도인지 어떤 불편함이 있는지 제가 직접 현장 둘러보겠습니다.
현 정부 출범과 동시에 청와대 앞길을 개방하면서 주변 100미터까지 집회를 할 수 있게 됐습니다.
덕분에 집회의 자유가 확대됐지만 주민들 고통도 커졌습니다.
[주민]
아니 왜 이래요? 정말 살 수가 없네
[주민]
여기 사는 주민들은 거의 지금 다 죽었다 생각하시면 돼요
최근 청와대 공식행사가 주변 집회 소음때문에 차질을 빚게 되면서 저녁 6시부터 다음날 아침 9시까지 야간 집회가 금지됐습니다.
그러나 금지 지침에 아랑곳하지 않고 야간 집회 소음은 계속되고 있습니다.
[주민]
이제는 조용히 하세요 조용히 입 다물고 가세요.
집회 현장의 소음을 측정해보았는데요, 결과는 80데시벨. 공사 현장의 소음과 비슷한 수준입니다.
인근 주민의 집안에서 들리는 소음은 어느 정도일까
밤 아홉시가 가까운 시각에 소음을 측정해보니 62데시벨이 나옵니다. 옆에서 누군가 계속 대화를 하는 수준의 소음입니다.
[주민]
밤 샐 때가 많거든요 계속 창문으로 들려요 소리가 아주 막 그냥 사람이 질릴 정도로
하지만 주민들이 할 수 있는 건 경찰에 민원을 넣는 일 뿐입니다.
[경찰 관계자]
주민 민원이 있었습니다. 조속히 집회를 마무리하고 귀가해주시길 바랍니다
이 날도 민원으로 경찰이 출동했습니다.
[피디]
어떤 조치하고 가시는 거예요?
[경찰 관계자]
소음 때문에 신고가 들어왔어요. 주최 측에 (소리) 줄여달라고 요청했어요
그러나 집회 참가자들은 해산명령을 무시해버립니다.
왜일까.
주거지역의 소음 기준은 주간 65데시벨 야간 60데시벨로 취재진이 측정한 소음은 모두 기준치를 넘었습니다.
그러나 10분 간 평균치를 기준으로 하다보니 순간순간 치솟는 소음은 단속하지 못하는 한계가 있습니다.
대형 스피커는 물론 심지어 축구장에서나 보던 부부젤라까지 등장하지만 단속이 쉽지 않은 이유입니다.
[주민]
집회하는 자체가 옮고 그른 걸 떠나서 소리 듣는 거 자체가 짜증나는 거예요. 그게 스트레스예요. 그게
문제는 소음뿐이 아닙니다.
공공연히 벌어지는 길거리 흡연에 남의 집 앞에 침을 뱉는 사람까지. 온갖 욕설이 난무하는 싸움도 벌어집니다.
[주민]
아무 데나 침 뱉고 담배 피우고 막 욕하고 싸우고 경찰 멱살 잡고 그게 무슨 평화시위에요?
주민들은 자기 집 앞 길도 편히 다닐 수가 없습니다. 택배 차량도 돌아갑니다.
[주민]
택배가 제대로 올까... 뭐가 제대로 올까
[피디]
혹시 할머니도 경찰들이 길 막고 이래서 못 들어오신 적 돌아오신 적 많으세요?
[주민]
병원에 갔다 올 때 턱이 빠졌는데 얼마나 아프겠어 너무 아픈데 골목골목 돌아서 오니까 그때 고생했지
손님 발길이 차단된 상점들은 생계 위협을 받습니다.
[상인]
여기 다 바리케이트 치고 주말에는 난리도 아닌데 어떤 손님들이 제정신에 여기를 들어오겠어요 무서워서 못 와요 싸우고 난리니까 욕하고
동네 부동산 시장도 찬바람을 맞았습니다. 세입자들은 재계약을 꺼리고 집을 보러왔던 사람들도 발길을 돌리기 일쑤입니다.
[공인중개사]
세가 안 나가. 시끄럽다고 세입자가 발길 돌렸어요 그러니까 이쪽 부분이 제일 피해를 많이 보죠
청와대에서 500미터 떨어진 곳에 위치한 서울맹학교.
오로지 청각에 의지해 등하교를 해야하는 학생들은 집회 소리에 방향을 잃기 일숩니다.
그러나 집회 참가자들에겐 그냥 남일에 불과합니다.
[집회 참가자]
그분들은 생활이지, 우리는 목숨이다 더 심각한 거죠
[집회 참가자]
집회를 주민들 민원 때문에 (못한다면) 이거는 웃긴 얘기거든 집시법 찾아봐
급기야 횃불까지 등장한 상황. 주민들은 이제 화재 걱정까지 해야합니다.
집회의 자유는 지켜져야 하지만 주민들이 받는 고통이 너무 큽니다. 소음 기준을 더 엄격하게 적용해야 하는 이유입니다. 김진이 간다의 김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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