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난달
저마다의 사정으로 학업을 중단해야 했지만, 끝내 검정고시에 합격한 만학도들을 위한 작은 졸업식이 열렸습니다.

나이 많은 학생들은 못 배웠다는 한을 풀면서 그간 공부를 도운 젊은 선생님들에게 깊은 감사를 표시했는데요.

그 모습을 정현우 기자가 담아왔습니다.

[기자]
학사모 아래 주름진 눈가에 수줍은 웃음꽃이 피어납니다.

"표정 밝게 해주세요. 입꼬리 올려주시고, 하나둘."

여의치 않은 집안 사정에 동생들을 먹여 살리느라 혹은 학교생활에서 어려움을 겪어서.

각자의 사정으로 연필을 놓았던 만학도들이 검정고시를 통과하면서 졸업 사진을 찍는 겁니다.

[길영 / 검정고시 합격자 (66살) : 감회가 새롭고요. 아버님이 풍으로 쓰러졌어요. 동생들도 있어서 경제활동에 도움이 돼야 해서 울며불며 중퇴했는데….]

이렇게 검정고시 졸업식을 준비한 건 그간 동고동락하면서 공부를 도와온 대학생과 직장인들입니다.

[조수현 / 검정고시 학교 교사 : 아무래도 손자뻘 선생님에게 매일 밤 나와서 공부하신다는 게 쉽지 않은 선택인 것 같아요. 외람된 말씀이오나 기특하다 싶은 생각이….]

하나씩 준비한 졸업장과 꽃다발까지 받아들면서 만학도들은 제대로 못 배웠다는 묵은 한을 풀었습니다.

[이상순 / 검정고시 합격자(67살) : 오빠들은 다 배웠는데 저는 못 배워서 늘 한이었어요. 엄마도 늘 한이어서 절 가르쳤으면 얼마나 좋았을까 하면서….]

남들보다 늦게 시작한 공부가 몇 배는 힘들었을 아내나 아들을 지켜보던 가족들도 눈시울을 붉힌 가운데.

[이호기 / 검정고시 학교 졸업생 어머니 : (아들이) 자랑스러워요. 이전에 하라고 할 때는 안 하고서는…. 그래도 늦게나마 공부한 게 잘한 거 같아요.]

젊은 선생님과 나이 많은 제자라는 특별한 사제지간의 졸업식은 마무리됐습니다.

[만학도들 : 선생님 감사합니다.]

[검정고시 학교 선생님들 : 사랑합니다.]

YTN 정현우입니다.






YTN 정현우 (junghw5043@yt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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