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5년 전
잠시일 줄 알았던 이별이 60년이 넘었습니다. 스무 살 청년은 백발이 되었고 꿈에도 그리던 부모님은 모두 세상을 떴습니다. 그래도 형제와 부둥켜안고 조카의 얼굴을 비비며 피붙이임을 확인할 것입니다. 드디어 만나러 갑니다.

이산가족상봉에 나서는 15명의 할아버지 할머니를 만났습니다. 가족들에게 전해 줄 선물보따리를 진작에 싸놓고도 들뜬 기분을 애써 억눌렀습니다. 작년 추석 상봉이 무산되면서 생병을 앓았던 기억을 되풀이 하지 않을까 조심스러웠습니다. 남북간 오가는 말 한마디마다 가슴을 졸이고 신경을 곤두세웠습니다. 아흔 언저리 이들의 얼굴엔 형언하기 힘든 회한과 그리움, 희망과 설렘이 뒤섞여 있었습니다.

올 1월 기준으로 이산가족정보통합시스템에 등록한 128,786명중 71,503명만이 생존해 있습니다. 한 해 사이에 3,340명이 줄었습니다. 지금 이 순간에도 상봉을 기다리는 수많은 이산가족이 하루하루 시간과 싸우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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